라라와의 대화

[스크랩] 육십대들의 만남.

궁시렁 궁시렁 2007. 7. 26. 07:35

얼마전 부부동반 모임에 갔다.

오십대까지만 해도  부부가 나란이 앉기도 하고 여자 남자가

섞여 앉아서 공동의 화제로 대화를 했었다.

우스운 이야기를 누가 들려줄때는 모두 하하 웃기도 하고

서로 관심을 보이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육십대의 부부동반 모임은 오십대와는 많이 달라진것을 느낀다.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모여 앉아서 몸이 아픈 이야기만 한다.

퇴행성 관절염이라는둥..디스크라는둥..소화가 안된다는둥...

여기 저기 고장난 몸 이야기만 하고 있다.

초보 육십대라 그런지 지루하기 짝이 없다.

 

누가 손주 자랑을 한다.

또 지루하다.

나는 아직 손주가 없어서 그런가보다.

 

남자들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슬쩍 컨닝을 해본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이야기들을 한다.

어디로 가려면 어디서 어디로 갈아타는 이야기들...

대기업에 우두머리로 지냈던 사람들도 별수가 없다.

늙는다는 사실앞에서는 장사가 없는가보다.

무슨 대단한 지식이라도 깨우친것처럼 자랑을 한다.

그것도 별로 재미가 없다.

 

육십대란 이런 것이로구나.

재미없는 나이에 접어들고 말았다.

 

듣고 보니 가장 젊은 내 남편만 아직 돈을 내고 지하철을 탄다.

이봐요들...내 남편이 젤루 젊은가비여..저 사람은 초등학교때

월반을 했거등...

좋것다..

처음으로 웃었다.

 

사십대는 불혹의 나이이고 육십대는 지공의 나이라는 농담이

생각나 혼자 슬며시 웃는다.

지하철 공짜라는 뜻이다.

나라에서 왜 지하철을 공짜로 타게 했는지 알것같다.

 

힘없이 늙어가는 노인 초보들이 평균수명 팔십대까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막막하기만 하다.

어찌 할것인가...

 

 

출처 : 서영이네 마당
글쓴이 : 라라 원글보기
메모 : 내가 블로그라는 걸 이 [라라]님 때문에 하기 시작했다,,,지금도 이 분의 카페[서영이네 마당]에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나는 [라라]를 어쩌면 누이처럼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 다,, 그리고 그 대신에 그만큼 아프고 힘든지도 모른다,,벌써 60이다,,,그 힘든 과정에서도 가끔 이렇게 생에 애착을 갖는 글이 나를 웃게한다,